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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1/01 00:14:08  지중해청소년기자단
따뜻한 밥 한 끼로 희망을 짓다
청년밥상문간 이태균 팀장님을 만나다

정릉, 대학로, 낙성대, 안산 등 전국 곳곳에 자리한 청년밥상문간은 4천 원의 착한 가격으로 김치찌개 한 끼를 제공하는 공간이자, 청년들이 서로 연결되고 성장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청년밥상문간을 담당하고 있는 이태균 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굶어 세상을 떠난 한 청년, 그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김치찌개”

청년밥상문간의 시작에는 이문수 신부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학로의 한 고시원에서 젊은 청년이 밥을 굶어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죠. 그 뉴스를 보시고 안타까운 마음에 밥상문간을 시작하게 되셨죠.” 여러 메뉴를 고민하던 신부님은 친한 후배와 함께 먹었던 김치찌개가 유독 맛있었던 것을 계기로 메뉴를 정했습니다. 한국인에게 친숙하고 집밥 같은 따뜻함을 주는 메뉴라는 이유였습니다. 가격은 처음에는 3천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무료로 드리면 오히려 ‘가난해서 오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길까 걱정됐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금액으로 3천 원을 정했죠.” 이후 지속된 물가 상승으로 재료비와 매장 유지비가 오르면서 올해 7월 1일부로 4천 원으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밥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것”

“저희에게 밥을 파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에요.” 부담 없는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한 끼는 사람을 만나고 연결해 주는 시작점이라는 게 이태균 팀장님의 생각입니다. 실제로 청년밥상문간을 응원하는 후원자들이 보내온 식품과 물품은 매장에 쌓아 두지 않고 손님들에게 나눕니다. “전국에서 여러 기업과 종교단체, 개인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종교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정말 다양한 분들이 함께해 주고 계세요.”

 

“밥 한 끼로 인생을 바꾼다기보다, 다시 걸어갈 힘을 드리는 것”

“사람이 힘들 때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때가 있어요.” 식사처럼 기본적인 것까지 부담으로 느껴지면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도 줄어듭니다. 청년밥상문간에 와서만큼은 적어도 한 끼를 걱정 없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잠깐 숨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 팀장님의 바람입니다. “밥을 먹고 ‘오늘 하루는 힘차게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작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화구를 무서워하던 청년들을 위해 만든 슬로우 매장”

낙성대점은 대학로점에 이어 슬로우 매장 2호점입니다. 슬로우 매장은 느린 학습자, 즉 또래보다 배움과 적응의 속도가 조금 느린 청년들이 함께 일하는 매장입니다. 이곳에서는 불을 무서워하는 청년들을 위해 테이블에 놓인 화구를 모두 인덕션으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불을 무서워하는 청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테이블 화구를 전부 인덕션으로 바꿨죠.” 주방과 홀 업무를 고정하지 않고 순환 근무를 통해 직무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슬로우 매장 직원 채용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며, 최근에는 이화여자대학교점도 슬로우 매장으로 전환됐습니다.

 

“점장님 뒤에 숨던 친구가 웹툰 작가로”

처음 만났던 청년들의 모습을 팀장님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처음엔 다들 많이 얼어 있었어요. 손님이 몰리면 점장님 뒤에 숨는 친구도 있었죠.” 시간이 지나고 응원과 격려가 쌓이면서 지금은 매장 밖에서도 자신 있게 활동하는 친구들이 생겨났습니다. “외부에서 근무하는 친구도 있고, 웹툰을 그리는 친구도 있어요. 이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자신 있게 하더라고요.” 이런 변화를 지켜볼 때 팀장님은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스스로 어려움을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느린 학습자를 특별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느린 학습자에 대해 청소년과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팀장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특별한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학교 다니고 일하는, 그냥 평범한 이웃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다만 적응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조금 느릴 뿐이라는 것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고 충분히 경험할 기회를 준다면, 언젠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내는 순간이 와요.”

 

밥을 함께 먹으며 신부님과 소통하는 ‘문수토랑’

여러 프로그램 중 팀장님이 꼭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문수토랑’입니다. 청년들이 이문수 신부님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으며 소통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밥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시작되고, 평소엔 나누기 어려운 고민도 편하게 주고받게 되거든요.” 이 밖에도 청년밥상문간은 2030 청년영화제, 환경사업 ‘푸른문간’,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만들어 드리는 ‘세대공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미디언을 꿈꾸던 청년이 지금의 팀장이 되기까지”

학창 시절 꿈은 코미디언이었다고 이태균 팀장님은 전했습니다. “꿈은 언제든 바뀌는 것 같아요. 지금은 청년문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나중에 제가 어떤 모습일지는 저도 모르니 앞으로가 기대돼요.” 청소년기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눕지 말고 앉아 있고, 앉지 말고 일어서고, 일어섰으면 걸어라.” 세상을 경험하는 시간이 짧았다고 느끼는 만큼,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찾아 해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끼의 힘을 믿습니다”

예체능을 전공하며 학비를 벌던 학창 시절, 넉넉지 않은 형편 속에서 유난히 자주 배가 고팠다고 팀장님은 말했습니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으면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여유로워지는 걸 경험했거든요.” 청년밥상문간의 김치찌개 한 끼가 누군가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하루를 버텨 내고 다시 일어설 힘은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끼의 힘을 믿어요.”

 

“잠재된 능력을 발견할 날까지”

인터뷰를 마치며 이태균 팀장님은 청소년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숨은 능력과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힘을 발견하는 날, 이 사회에 멋진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청년밥상문간의 4천 원짜리 김치찌개 한 그릇에는 단순한 한 끼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밥 한 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다시 걸어갈 힘을 줄 수는 있다는 이태균 팀장님의 말처럼, 청년밥상문간이 앞으로도 더 많은 청년들에게 든든한 쉼터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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