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포르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인 1972년 작 ‘목구멍 깊숙이 Deep Throat’의 극장 상영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공작을 펼쳤다는 비화가 공개됐다.

영화 '목구멍 깊숙이'의 한 장면

연방정부 조사 기관인 FBI가 포르노 한편의 일반 상영을 차단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시도했다는 것이 호가사들의 구미를 당겨주는 뉴스가 되고 있다.

AP통신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FBI에 요청해 이러한 사실들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FBI는, 당시 영화가 보수 및 종교단체들로부터 ‘퇴폐적이고 외설스런 영화’로 지탄을 받자 이런 이유를 들어 필름을 압수하고 시사실에서 필름 원본을 장면장면 분석했으며 배우, 제작자, 심지어 영화 필름 운반자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FBI의 이런 저지 공작은 영화의 일반 상영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진보주의 성향의 영화 비평가들은 ‘문화적 혁명이자 성 혁명을 주도했다’는 극찬을 보낸 바 있다.

당시 FBI는 패트릭 그레이 국장의 지휘를 받고 미국 전역의 FBI 지부 사무소 수사관들이 대거 차출돼 이 영화를 ‘외설물로 사법 처리를 시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베트남 전쟁 패전에 따른 후유증과 미국 정치권에서 불거져 나오는 여러 부조리한 행태에 실망을 느끼고 있을 때, 미국 국민들에게 포르노 영화 ‘목구멍 깊숙이'는 문화적 탈출구이자 음성적으로 숨어 있었던 외설 영화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성인 영화로 격상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본보기가 된다.

수사 당국의 상영 방해 공작이 제기됐지만 2만 5천 달러의 제작비, 61분의 상영 시간 등 독립 프로덕션 형태로 제작된 이 영화는 제작비 대비 24,000배(6억 달러 수익)라는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거두어 낸다.

히피 성향을 갖고 있는 이혼녀 린다(린다 러브레이스)는 정상적인 성교로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여러 명의 남자와 동시에 성적 행위를 시도하는 난교(亂交) 파티에서도 만족감을 얻지 못한다. 급기야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린다의 클리토리스는 질 내부가 아니라 ‘목구멍 깊숙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린다를 진료한 의사(해리 림스)는 ‘오럴 섹스’를 치료법으로 제시한다. 이후 린다는 병원의 ‘스페셜 간호사’로 채용돼 성적 장애가 있는 남자들을 대상으로 ‘입으로’ 치료를 해주면서 만족감과 함께 명성도 얻어 나간다.

이 영화는 영화학자 및 흥행 전문가들로부터 ‘전통적인 감각으로는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성인 영화’,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영화’ 등의 수식어를 듣고 있다.

FBI 수사 자료가 공개된 것에 대해 캘리포니아 대학(UCLA) 법학과 유진 볼록 교수는 ‘목구멍 깊숙이’가 공개될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엄격했다고 밝히면서 ‘포르노에 대한 규제가 거의 사라진 지금의 잣대로 보면 하나의 문화적 해프닝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영화 공개 이후 ‘목구멍 깊숙이’를 뜻하는 ‘deep throat’는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진 민주당 당사인 워터게이트 빌딩 도청 사건의 배후를 제보한 배우 인물로 ‘딥 스로트’가 등장했다.

로버트 레드포드,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All the President's Men’(1976)에서 할 홀브룩이 ‘딥 스로트역’으로 등장했다.

미드 열풍을 주도한 ‘엑스 파일 The X Files’(1993)에서도 제리 하딘이 정체불명의 등장인물로 설정된 딥 스로트 역을 맡았다.

이처럼 미국 정치, 문화계에서 ‘딥 스로트’는 미스터리한 존재를 지칭하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다.

2006년에는 2만 5천 달러의 제작비로 단 6일 동안 제작한 이 영화가 정부 당국의 상영 금지 압박이 있었음에도 전세계 성인 영화 시장에서 무려 6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출한 요인을 분석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딥 스로트 Inside Deep Throat’(2006)가 상영되기도 해 ‘목구멍 깊숙이’의 여파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