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태호 의원 |
정태호 의원은 6일 국정감사에서 이형일 부총리를 상대로 대미투자전략, 자산불평등과 조세개혁, 금리 상승기 취약부문 대책을 집중 질의했다.
정 의원은 먼저 대미투자전략과 관련해 한미 간 합의의 핵심 원칙이 실제 투자 과정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간 대미투자 합의의 핵심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된 사업에 투자하고, 원리금 회수 전 이익을 5대5로 배분하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우선 협의한다는 것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대미투자특별법을 마련했으며,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은 국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했다.
정 의원은 개별 사업별로 상업적 합리성 검증 수준도 점검했다.
1호 사업인 텍사스 천연가스 발전설비 건설사업은 223억 달러를 투자해 2052년까지 430억~450억 달러를 회수하는 구조로 검토됐으며, 상업적 합리성이 충족돼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된 사업이다.
반면 원전 프로젝트는 전체 8기 가운데 2기를 한국형 원전으로 추진하는 총사업비 1,2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지만, 투자금을 언제, 얼마만큼 회수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연말까지 거론되는 100억 달러 우선 송금 역시 상업적 합리성이 검증되고 국내 법적 절차가 완료돼야 가능하다는 점을 짚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도 현재 상업적 합리성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단계로, 투자 여부가 결정된 사업이 아니다. 정 의원은 미국 측 일부 발언과 달리 개별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미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상업적 합리성 검증과 국내 절차를 철저히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대미투자는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며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원칙과 국회의 통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익이 끝까지 관철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 재정과 조세가 소득·자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 개선 정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재정 투입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는 OECD 최하위권이다.
소득격차가 자산격차로 이어지고 자산격차가 다시 소득격차를 키우는 구조도 나타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37.41%, 전체 자산의 65.93%를 보유하고 있다. 순자산 1분위와 5분위의 저축률 격차도 2020년 15.47%p에서 2023년 21.80%p로 확대됐다.
특히 자산불평등에서 부동산의 영향이 크다. 자산 구성요소별 불평등 기여도에서 부동산이 78.81%를 차지했다. 상속·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도 증가해 상속·증여세 과세대상 피상속인의 1인당 실질 상속재산가액은 2000년 이전 7.2억원에서 이후 24.2억원으로 3.4배 증가했다.
청년층의 자산형성 격차도 지적했다. 청년의 전체 자산에서 주택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2.9%에서 2024년 11.9%로 하락했다. 평균 주택자산 역시 청년은 4,800만원인 데 비해 50~64세는 3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정 의원은 부모세대의 자산격차가 자녀세대의 자산형성 기회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확산 또한 향후 자산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는 IMF의 분석을 제시하며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조세체계의 역할도 주문했다.
정 의원은 부동산 과세를 거래단계에서 보유단계 중심으로 조정하고, 금융자산 소득과세를 합리화하는 한편, 조세의 소득재분배 효과와 조세지출의 귀착을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속·증여세 역시 세대 간 자산격차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조세는 단지 세금을 걷는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다음 세대로 고착되지 않도록 공정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조세개혁의 중요한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과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국내 취약부문에 미칠 영향도 점검했다.
취약가계의 부담은 이미 크게 높아졌다. 취약가계대출 연체율은 2022년 7.63%에서 올해 2분기 10.3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이 0.66%에서 0.98%로 오른 것과 비교하면 취약가계의 연체 부담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2022년 3,568개에서 올해 2분기 5,632개로 증가했다.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4.9%에서 19.1%로 높아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취약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22년 5.91%에서 올해 2분기 12.71%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정부는 그동안 관계장관회의와 시장상황 점검회의 등을 통해 금리 상승기 대책을 논의해 왔다. 이 부총리는 채무조정 활성화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중·저신용자를 위한 서민금융 확대 등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으며 관련 사업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다고 답변했다. 추가적인 서민금융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러나 취약가계와 한계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각각 부채의 성격과 상환능력,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이 다른 만큼 기존 대책을 반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취약부문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취약가계·한계기업·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대상별 상황을 세분화해 각각의 상환능력과 부채구조에 맞는 보다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를 통해 “대미투자는 상업적 합리성에 근거해 국가이익을 지키고, 국내에서는 조세·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리 상승에 취약한 가계와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며 “경제정책이 국민경제와 대한민국의 국익이라는 원칙 아래 제대로 작동하는지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