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월든>을 읽고 이니스프리 섬에서 소로우와 같은 생활을 해보려는 야심을 가지기도 했다”

시인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가 느낀 ‘월든 효과’는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뉴욕 출신인 프리랜서 기자 덕 파인은 뉴멕시코 시골 마을에서 과연 소로와 같은 독립된 삶이 가능한가에 도전했다. 미국 생태주의 작가 바버라 킹솔버는 애팔래치아 남부에서 소로가 말한 ‘제철 과일의 즐거움’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재배하기로 결심했다.

굳이 외국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월든 효과’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극한의 ‘무한 도전’은 아니더라도 삶의 터전을 교외로 옮기거나 직접 채소밭을 꾸리게 된 결심의 뒤에 소로의 <월든>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많다.

이 같은 ‘월든 효과’의 원인은 무엇일까?

소로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숲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서 2년 하고도 두 달여를 월든 호숫가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그의 이야기는 <월든>에 오롯이 담겨 있는데, 왜 자신이 숲으로 가게 되었는지, 숲에서의 삶이란 정녕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소로는 직업, 종교 등의 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 인생의 본질을 직면하고자 했고 이 것이 세기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월든>이 꾸준히 읽히고 ‘월든 효과’가 지금껏 유효한 이유다.

다만 21세기의 ‘숲에서의 독자적인 삶’이란 19세기 소로의 그것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굿바이, 스바루>에서 덕 파인은 채소 재배에 필요한 바구니를 구하는 것 조차 월마트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정크푸드의 유혹 앞에서도 약해지는 자신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