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 동아리에서 보육 시설에 있는 청소년이나 가출 청소년에 대한 개인 멘토로 공부를 도와주는 일을 했었어요. 그런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소년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1998년도에 처음 생겼을 때는 가정 밖 청소년이 아니라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해서 귀가시키거나 자립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맞고 팔이 부러져 와서 조치를 취해도
경찰에서는 가정에서 해결할 문제로 받아들였어요.
지금 쉼터에 오는 청소년들은 학대 피해 청소년들이 많고요."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경우 보호 처분을 받고 보호 관찰을 하게 되는데,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관악 자활에 있는 나눔 물산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했고 상담하는 일을 했습니다. 1년 정도 그 일을 하다가 98년도에 쉼터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일을 시작했죠.
서울 시립 신림청소년쉼터 우리세상은
서울특별시의 지원으로 대한성공회에서 운영 중이다.
가출 청소년 문제를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으로 이해하고,
기성세대를 불신하는 청소년들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또 사회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쉼터.
지원으로는 크게 단기보호 지원, 가정복귀 지원, 사회복귀 지원 등이 있다.
아무리 비행 청소년이고 덩치가 크고 교도소를 왔다 갔다 했을지라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고 관계를 맺으면 변화가 가능합니다만 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학대 가해자인 부모님이 청소년들을 쉼터에 와서 때리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법적으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혹은 민원으로 계속 괴롭히시기도 했죠.
■ "많은 시간 소통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맨 처음 쉼터를 만들 때 직원들과 함께 우리가 이 쉼터를 어떻게 운영할지,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지 며칠 동안 집에 가지 않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워크숍을 하고 토론을 통해 철학과 가치를 공유했죠. 새로 선생님이 오셨을 때 교육을 가장 중요시하는데요.
그 기간이 대략 한 달 정도 되는데, 쉼터에서 어떻게 청소년을 만나고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건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활동이라는 게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똑같은 매뉴얼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를 수도 있죠.
교육을 통해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을 만나고 활동을 할 때는 가치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조직의 가치를 공유하고 합의하죠."
■ "일하며 만난 남편.. 가치관 비슷하니 대화하며 힘 얻어"
98년도에 일을 할 당시에는 아침 9시에 출근하면 밤 9시, 10시에나 퇴근을 하고 일찍 퇴근을 해도 또 술을 먹으러 가곤 했죠. (웃음) 거의 생활이 일터인 쉼터였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이었어요. 그렇게 함께 늘 일했던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쉼터의 문화가 서로 중요한 가치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관이 비슷해졌던 것 같습니다.
결혼하면 남편을 매일 보기 때문에 사소한 습관이나 생각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미 일을 하며 거의 24시간을 같이 있었고 활동을 하다 보니, 결혼할 때 이미 결혼 몇 년 차 정도의 부부처럼 서로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활동하면서 생기는 고민들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남편과 서로 대화하며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썸네일 클릭][스튜디오 안에서] 활동가 박윤희, 대표 안병천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엄마가 되면 '저건 하지 말아야지' 했던 것 하고 있을 때.. "달리며 마음 훈련"
쉼터에서 청소년들을 만날 땐 공감하고 상담과 지지를 하는데 아무래도 딸들에게는 잘 안되요.
"어릴 적 저희 어머니께서 아침에 삼 남매를 깨우며 항상 부엌에서 소리를 지르셨어요.
그게 대단히 싫었습니다.
내가 자식을 키울 때는 저것 만큼은 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나의 몸에 배어있는 엄마의 모습을 볼 때 자괴감이 들고 고치기 어려운데요. 그걸 남편도 잘 알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다 보면 남편이 와서 진정하라고 말해줍니다.
감정이 잘 다뤄지지 않을 때는 걸어요. 달리기 모임에 나가서 달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내가 그랬구나 하며 정리가 되더라고요.
■ 연대 활동에서의 어려움 "선 그으면 시너지 안 나온다"
각 기관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 있죠.
서로의 상황에 매몰돼서 선을 그으면 공통의 목표나 활동이 생겼을 때 시너지를 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쉼터에 한 달 있었는데도 10년 뒤에 찾아와서 그때해 주신 말씀이 좋았다며 후원금을 주고 가는 친구들이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