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는 가족의 행복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 한인 이민 가족 이야기다.
현재를 희생하더라도 미래의 성공을 꿈꾸며 도전하는 아빠 제이콥 아픈 아들 데이빗을 위해서라도 안전하고 편안한 가정환경을 추구하는 엄마 모니카 그들은 갈등하고 타협하며 힘겹게 미국 이민 생활을 함께 해 나간다.
그런 가운데 모니카의 엄마 데이빗의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되고 미국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교회에도 다니게 된다.
가족들은 백인이 주류를 이루는 교회에서도, 함께 하게 된 할머니와의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을 만나게 되고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미나리’를 보며 감동을 받았다. 몇몇 장면에서는 감정이입이 되어 울컥했고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었다.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면 등장인물 누구 하나 매력적이지 않거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무지 이해 못 할 인물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성공을 갈망하지만 허황되지 않게 땀 흘리며 노력하는 제이콥. 기름진 땅을 찾아 움직이고 농사로 성공하겠다는 그의 의지와 믿음이 요즘처럼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코인으로 투자를 끝없이 외치는 세상에서는 모범적이다 못해 신선하고 반갑다.
모니카는 어떤가?
남편과 대등하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며 주체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병아리감별일도 노력으로 결국은 실력자가 되는 모습에서 그녀를 응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윤여정이 연기한 할머니 또한 보통 할머니들처럼 처량을 떨지 않는다.
무거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경쾌함, 유쾌함으로 분위기를 언제나 부드럽게 만든다. 그녀는 너그럽고 재미있으며 당당하다.
그런데 영화후반부에 들어서 처음으로 의문이 생겼다. 왜 모니카는 제이콥의 성공에 함께 기뻐하지 않는걸까? 왜 떠나려고 하지? 가족을 희생하더라도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그를 존중할 수는 없었지만 차마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그를 외면할 수 없었던 걸까?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
어쨌든 할머니로 인해 불의의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성공은 물거품이 되고 가족 이외에 모든 것을 잃는다. 고백하자면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실패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심어놓은 잘 자란 미나리를 함께 수확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고난 앞에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족의 운명이라는 어떻게 보면 뻔한 결론에 진부한 가족영화라며 반기를 들고 싶지가 않다.
장기간의 코로나로 자유를 잃은 모두가 지쳐가고 요즘, 고난 앞에서 우리 인간은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운명인 것을 어쩌랴!
처칠의 말대로 인간들이여 “기회의 고난을 낭비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