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승부를 건다!’
가요계, 영화계가 숫자를 내세운 작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과 구매 열기를 끌어 들이려는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할리우드의 경우 숫자를 앞세운 영화 ‘300’, ‘세븐’, ‘오션스 일레븐’ 등으로 이미 숫자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가요계에서도 최근 아이돌 그룹 중 ‘2PM’, ‘2AM’, ‘포미닛’, ‘2NE1’ 등이 모두 숫자를 접목시킨 그룹 명칭을 앞세워 10대들을 겨냥한 템포 있는 음악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팀 버튼과 ‘원티드’의 티무르 감독이 공동 제작한 환타지 SF애니메이션 ‘9’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2012’도 숫자를 앞세운 제목을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워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2006년에 개봉돼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300’은 페르시아 대군의 침략에 맞선 스파르타의 300명의 전사들의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거대한 스케일의 CG를 선보인데다 간결하고 신선한 제목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12’는 ‘투모로우’, ‘10,000 BC’로 알려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
고대 마야문명에서 예언된 지구 종말론을 토대로 2012년 지구가 자연재해로 멸망하게 된다는 소재를 다룬 재난 영화다.
이 영화는 1999년 종말론 이후 새로운 종말의 해를 2012년으로 정확히 지목하며,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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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9'의 한 장면 |
‘9’은 인류의 마지막 날, 한 과학자에 의해 탄생된 9개의 봉제인형이 폐허 속에서 살아남아 괴물기계 군단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폭발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
제목인 ‘9’은 1부터 9까지 번호로 불리는 9개의 봉제인형들을 가리키는 동시에, 주인공 9는 지구의 희망과 평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고 있다.
제목과 동시에 개봉 일도 9월 9일로 잡는 아이디어를 시도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인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의 이름은 모두 숫자로 만들어져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PM’, ‘2AM’, ‘2NE1’, ‘포미닛’ 등이 바로 그들.
이미 ‘세븐’, ‘원투’와 같이 숫자 이름을 가진 가수들이 있기는 했지만 요즘은 그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가요 관계자들은 숫자를 활용한 그룹명은 ‘단순한 것을 선호하되, 자기들만이 알 수 있게 줄임말을 만들어 대화하는 요즘 인터넷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트렌드’라고 풀이하고 있다.
문화 비평가들도 “가요계 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도하고 있는 숫자를 활용한 팀 명칭과 제목들은 가요 구매자들이나 영화 관객들에게 쉽게 인지됨과 동시에 영화 속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제목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다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대중에게 쉽게 각인되고, 다양한 의미 전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그만큼 젊은 층에게 주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듣고 있다.
오후 2시와 새벽 2시에 어울리는 음악을 한다는 2PM과 2AM, 21세기에 항상 21살 같은 도전적이고, 신선한 음악을 선사하고자 한다는 2NE1, 4분 안에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포미닛 등 짧은 숫자를 활용한 그룹명에는 자기들 세대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 가능한 의미들이 포함돼 있다.
가요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그룹 이름은 물론 타이틀 곡에 이르기까지 각종 분야에서 숫자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이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