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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10/16 16:47:38  관악FM
병든 환자를 치유하는 마음으로 도림천 복원 사업 접근해야
푸른 공동체 살터 정경진 대표 주민설명회 참관기

도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주민설명회 참관기

2007년 10월 11일, 도림천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도림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의 실시설계 주민공청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자연형하천, 생태하천 등의 개념이 국내에 들어온 지 어느새 10여년이 지났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다양한 이론과 기술이 개발됨은 물론 전국적으로 수많은 시공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림천의 복원사업만큼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조성된 어떤 하천보다 가장 이상적인 하천의 모습으로 복원될 것을 많은 주민들은 고대해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공청회 분위기는 시작 전부터 열기가 가득하였고 오랜 시간 관악구에 거주하시며 도림천과 함께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부터 내 집 앞에 자연하천이 흐른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한 젊은이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베일에 가려있던 도림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표가 시작되고 완성된 실시설계내용을 접한 대다수의 관악구 주민들은 자연형하천 복원사업의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고 관악구 주민들의 행복권과 편의를 무시하는 관악구청의 행정과 용역사의 설계안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관악구 주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성실한 설계안을 보완하여 추가적인 공청회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금번 공청회에서 드러난 몇 가지 개념적, 기술적 오류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1. 사업 우선순위 선정을 위한 근거
- 실시설계는 예산상의 이유로 도림천 전 구간에 시행되지 못하고 상, 중, 하류역의 일부구간 만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천은 상, 중, 하류의 특성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연속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어, 언제 시행될지 모르는 중류역의 일부구간을 비워놓은 채 시공을 하게 되면 중류역 잔여구간의 시공을 한 이후에 환경이 변화되어 하류역 구간의 재시공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선순위의 근거도 미약합니다. 서울대입구는 기존 낙차보의 불량한 경관이 지적되어오긴 했지만 낙차보 상류에 수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어왔고 이미 좌안측 관악산 등반로를 통해 접근성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공간 확보가 어려운 서울대 옹벽 하단부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서둘러 시행해야 할 공간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도림천 하류역 제방상단에 여유고를 높이고 고수부에 체육시설을 도입하는 설계안도 서두를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도림천은 1년에 200일 이상이 물이 흐르지 않는 대표적인 건천입니다. 따라서 도림천 복원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수량과 수질의 확보이며 지속가능한 하천변 식물환경의 재생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도림천의 자연정화능도 자연스럽게 확보되고 그 이후에 인공시설물을 어디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가?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사업절차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체육시설이나 야간조명, 자전거도로, 조경석쌓기호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사업우선순위에 대한 선정은 설득력이 없으며 관악주민들이 소망하는 도림천 중류역 구간이 사업구간에서 제외된 것은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관악주민들의 견해입니다.

2. 도림천의 건천화 원인에 대한 이해 상충
- 신림2동의 한 어르신이 지적하신바와 같이 오랜 전 도림천은 상당히 풍부한 유량을 유지하는 하천이었습니다. 용역사에서는 유량감소의 원인이 서울대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림천 유역 전체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셨습니다. 물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불투수성 포장이 증대되고 침투량이 줄면서 지하수위가 저감되어 도림천이 점진적으로 건천이 되었다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하천의 수원은 상류역에 있으며 관악산은 도림천의 수원이자 발원지입니다. 도림천의 수원이자 발원지인 관악산에 많은 면적이 서울대학교의 수많은 고층건물로 뒤덮혀 있는데도 도림천 건천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시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은 지하기초부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관악구청은 관악산의 빗물저장기능을 훼손하는데 서울대학교 부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아직도 '증거불충분의 혐의'라고 판단하고 계시는지요. 관악구와 서울대학교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량확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기술적인 대안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의지입니다.

3. 신뢰할 수 없는 유량확보방안
도림천 건천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어떤 방법으로 유량을 확보할 것인가도 중요한 고민거리입니다. 실시설계내용을 살펴보면 강남순환도로의 터널 공사로 발생하는 지하수 16,000톤/일 을 도림천 상류로 유입하여 방류하는 계획이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계획된 대안입니다만 문제는 이 데이터를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강남순환도로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 그리고 계획된 하루 16,000톤이 언제까지 공급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예상과는 달리 충분히 오랫동안, 계획된 량의 지하수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그 때가서 무슨 방법으로 수원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적어도 발주처나 용역사에서는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하지 않을까요? 또한 설사 유량을 확보해서 상류에서 방류한다 해도 도림천은 하천경사가 급해 유출속도가 빠르고 하상의 재질이 사질과 암반류여서 하상으로 투수되어 수심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개다가 도시화로 인해 지하수위도 낮아져서 평수 시 최소한의 수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최소한 실시설계라면 하상에 어떤 방식으로 차수처리를 해서 수위를 확보하겠다든지, 그로인해 발생되는 수질악화의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제어하겠다든지, 중간 중간에 수제나 여울을 두어 유출속도를 완화하겠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기술적인 대안들이 공청회때 거론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본계획, 기본설계도 아닌 실시설계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구체적인 처방이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반영되었는데 발표시간이 부족하여 충분히 발표하지를 못했는지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4. 수질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하천복원사업에서 수량확보와 더불어 수질문제가 중요합니다. 수량과 수질을 분리해서 생각하긴 어렵습니다만 도시하천, 특히 사람들의 접근과 이용을 위해서는 깨끗한 수질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별도의 대안이 필요합니다. 발표하신 설계안의 4대 주요목적에도 깨끗한 하천조성이 언급된 바와 같이 악취와 오염물로 가득한 도림천은 주민들로부터 외면되고 오히려 도시의 혐오시설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시설계내용에는 수질관리에 대한 대안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호안변에 갈대, 줄, 애기부들을 심어 자정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상기의 종들은 빠른 유속에서는 서식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식물에 의한 수질정화는 충분한 체류시간이 필요하며 미생물이 풍부하게 서식하는 점질성의 토양층이 필요합니다. 즉 하구습지와 같은 하류역 환경에서나 가능하지 도림천과 같은 중상류역 하천에서는 장기적인 서식이 어려우며 수질정화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계천과 같이 주변의 오염물질이 유입되어 물고기가 집단폐사하거나 여름철 수온이 상승하여 녹조가 발생할 우려도 있습니다. 녹조발생을 차단하려면 일정한 유속을 유지하거나 수온상승을 억제할 수 있도록 호안변에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갯버들과 같은 목본류 군락이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조경석 사이에 시멘트 몰탈을 치고 저수호안을 조성해서는 하천식생호안의 자정능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정수구역에 서식하는 줄이나 부들류는 생육자체가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현재의 설계내용에서는 수질관리를 위한 기계적, 화학적, 물리적, 생태학적 방법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적용된 것이 없어 장기적인 도림천의 수질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상류역의 지하수 유입만으로 도심에서 밀려들어오는 엄청난 비점오염원의 량을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5. 생태하천과 공원하천, 하나만 결정하자.
용역사에서도 금번 조성사업에서 생태하천이라는 용어는 잘못 사용한 것이라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주민들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체육시설, 야간조명이 포함된 공원화된 하천(일명 청계천 스타일)을 요구한다는 이유를 들어 인공시설 도입의 불가피성을 말씀하셨습니다. 발주처, 지역주민, 자문단 등 여러 이해집단의 의견을 수렴해야하는 설계용역사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변해가는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한 발상이라 생각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도림천은 제2, 제3의 청계천이 되어서는 안되고 제1의 도림천이 되어야 합니다. 하도폭원도 좁고 활용할 수 있는 고수부의 면적도 협소합니다. 교통문제로 하폭을 확장하는 것은 더욱 상상하기 힘들고 이런 하천에 넓은 고수부면을 필요로 하는 자전거도로나 산책로를 심지어 분리해서까지 설치하는 것은 저수호안의 녹화 및 하천복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생태계의 복원과 하천공원의 조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둘 중 하나의 기능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설계가 되어야 하고 대상지의 현황을 가장 상세하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할 의무가 있는 용역사는 현장조건에 맞는 상위단계의 지침, 즉 생태하천으로 갈 것이냐, 공원화 하천으로 갈 것이냐를 분명히 하여 누구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작부터 모호한 개념으로 출발해서 결국 자연형도 아닌, 인공형도 아닌 (필자는 "같기도 하천" 이라 표현합니다만..) 국적불명, 출처불명의 하천으로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용역사는 도림천의 사업명이 생태하천이라면 생태하천 복원을 위한 실시설계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효과를 누구에게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도림천의 자연환경이 되살아나면 자전거도로와 체육시설이 없어도 관악주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성공적인 하천복원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형하천 복원설계는 병든 환자를 고치는 의사의 처방과 같은 것입니다. 환자의 병명을 명확히 진단(현황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기본계획 및 설계)해서 최적의 치료방법(실시설계)을 찾아야 수술(하천 시공)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으며 수술 이후에도 후유증(유지관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환자의 가족들과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도림천의 성공적인 복원을 기대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관악구청과 용역사, 관련 실무자들께서는 남은 기간 도림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07. 10. 12
푸른공동체 살터 대표 정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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