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혈서까지 써가며 일본 만주군에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5일 민족문제연구소가 11월 8일 오후2시 이화여대에서 열릴 친일인명사전 국민보고대회를 하기에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관련한 기사가 게재된 신문과 일본군 예비군 소위로서 만주군에서 복역한 증거물을 함께 공개했다. 

출처 : 민족문제연구소. 만주신문 1939년 3월 31일자 7면의 일부

공개 결정으로 논란 불식, 토론활성화 기대

민족문제연구소는 공개를 결정하게 된 데 대해 "박 전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가 지난 10월 28일 게재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후 ‘친일인명사전’ 발간의 본지가 흐려지고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연구소에는 욕설 전화가 끊이지 않아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박전대통령 자신의 언행이 담긴 객관적인 원사료를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논란 확대를 막고, 이성적인 토론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더 이상의 왜곡과 정치적 쟁점화 되는 것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만주군 연령초과로 1차 탈락후 재차 응모

혈서 충성맹세 - "일사봉공(一死奉公),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

만주지역에서 발간된 일본어 신문인 '만주신문'기사에 의하면 박 전대통령은 문경에서 교사로 재직 중 일제의 만주국의 군관으로 지원하였으나 연령 초과로 일차 탈락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지원 서류와 함께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와 채용을 간곡히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동봉해 1939년 재차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지 내용에는 일사봉공(一死奉公),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 등 확고한 신념이 담긴 문구도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민족문제연구소. 박정희 임시 육군 군인(군속)계

또, 민족문제연구소는 자료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 차례의 시도 끝에 1940년 4월 신경군관학교 예과과정에 입학해 1942년 3월 우등생으로 졸업해 만주국 황제 푸이가 하사하는 금장시계를 은사상으로 받았다.

이후 1942년 10월 성적 우수자로서 일본 육군사관학교 본과 3학년에 편입했고 1944년 4월 일본육사 제57기와 함께 졸업했다.

1944년 12월 일본군 소위로 예비역으로 편입됨과 동시에 만주국군 보병소위로 임관하였으며, 보병 8단 단장의 부관실에 부임해 작전참모 역할을 하는 을종(乙種) 부관 겸 부대의 단기(團旗)를 책임지는 기수로 근무했다.

1945년 7월 만주국군 중위로 진급했다

연구소 "만주국은 일제의 괴뢰국, 만주군은 일본 장교의 통제를 받았다"

박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군이었지, 일본군 복무 아니었다"

한편, 지난 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빅지만씨가 북부지원에 게재금지 가처분신청에 배포 금지를 추가해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박지만씨의 가처분신청의 요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군이었지, 일본군 복무가 아니었다'라는 점, '만주군의 주적은 마오저뚱의 팔로군이었으며, 중국공산당과 싸운 셈'이라는 점, '조선인 또는 독립군에게 위해를 가한 적이 없다'라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소측은 "만주국은 일제의 괴뢰국이었을 뿐만 아니라, 만주군은 일본 장교의 통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팔로군은 항일부대였으며, 특히 다수의 조선청년들이 항일을 위해 팔로군에 복무하고 있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반박했다.

연구소는 이외에도 다양한 자료와 사실을 근거로 변론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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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신문 기사 게재 번역문 및 원문]

혈서(血書) 군관지원

반도의 젊은 훈도(訓導)로부터

29일 치안부(治安部) 군정사(軍政司) 징모과(徵募課)로 조선 경상북도 문경 서부 공립소학교 훈도(訓導) 박정희군(23)의 열렬한 군관지원 편지가 호적등본, 이력서, 교련검정합격 증명서와 함께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를 넣은 서류로 송부되어 계원(係員)을 감격시켰다. 동봉된 편지에는

(전략) 일계(日系) 군관모집요강을 받들어 읽은 소생은 일반적인 조건에 부적합한 것 같습니다. 심히 분수에 넘치고 송구하지만 무리가 있더라도 반드시 국군(만주국군-편집자 주)에 채용시켜 주실 수 없겠습니까. (중략)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 확실히 하겠습니다. 목숨을 다해 충성을 다할 각오입니다. (중략)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을 위해, 나아가 조국(일본 : 편집자 주)을 위해 어떠한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후략)

라고 펜으로 쓴 달필로 보이는 동군(同君)의 군관지원 편지는 이것으로 두 번째이지만 군관이 되기에는 군적에 있는 자로 한정되어 있고 군관학교에 들어가기에는 자격 연령 16세 이상 19세이기 때문에 23세로는 나이가 너무 많아 동군(同君)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중히 사절하게 되었다.

(『滿洲新聞』1939.3.31. 7면)

血書▶◁軍官志願

半島の若き訓導から

二十九日治安部軍政司徵募課へ朝鮮慶尙北道聞慶西部公立小學校訓導朴正熙君(二三)より熱烈なる軍官志願の手紙が戶籍騰本、履歷書、敎練檢定合格證明書とともに＂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と血書した半紙を封入、書留で送付されて捅く係員を感激せしめた、同封の手紙には

(前略)

日系軍官募集要綱を拜讀しますと小生は凡ての條件に不適合の樣であります。甚だ僭濫にて恐懼の至と存じますけれども御無理を申しあげて是非國軍に御採用下さいませんてせうか

(中略)

日本人として恥ちざつだけの精神と氣魄とを以て一死御奉公の堅い決心でこざいます。しつかりやります。命のつゞく限り忠誠を盡す覺悟でこざいます。

(中略)

一人前の滿洲國軍人として滿洲國のため延いては祖國のため何で一身の榮達を欲しませう、滅私奉公、犬馬の忠を盡す決心でこざいます

(後略)

とペンで達筆に認めてあり同君の軍官志願の手紙はこれで二度目であるが軍官なるには軍籍のある者に限られてをり、軍官學校へ入れるにしても資格年齡十六歲以上十九歲であるため二十三歲では年が多過ぎるので同君には氣の毒ではあるが鄭重に謝絶することになつた=寫眞 朴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