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목요일 오전.
먼저 관악 FM 방송국에 도착해서 취재 장비 등을 챙겨서 길을 나서 도착한 곳은 한 낡은아파트 단지였다. 그 곳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를 현재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 박성현 씨와, 활동보조인 소인수 씨, 이렇게 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장애인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우려와 설렘을 반반씩 안고 취재를 시작했다. 미리 작성해 간 질문지를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해 나가면서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장애인들 중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뇌성마비와 같은 지체 장애인(정신지체장애인에서 지체장애인으로 정정합니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을 것이라 지레 짐작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무턱대고 동정의 시선부터 보내곤 한다. 어쩌면 나부터도 그랬는지 모르겠다. 평소, 장애인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 등 나름대로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편견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했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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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보조인 소인수, 이용자 박성현씨 |
약 한시간 가량 진행된 박성현 씨와의 인터뷰는 약간의 끊김 현상과 부정확한 발음을 제외한다면 비장애인과 비교해 보아도 손색 없을, 아니 오히려 더 조리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임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아무런 느낌도 생각도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우리가 취재한 ‘활동 보조인 서비스’ 또한 그러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출발이 가능하다. 서비스라는 것은 말 그대로 무형의 상품이다. 비용을 지불하고, 장애인들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활동보조인 또한 장애인을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는 손님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장애인도 활동보조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인성과 사회교육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시는 박성현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미 나는 ‘장애인’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웃 박성현씨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 뿐이었다.
평소 관심은 있었으나 막연하게 시작하게 되었던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의 첫 단추는 이렇게 끼워졌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아주 조금의 ‘감’을 잡았다고 할까. 비록 한 시간여에 걸친 짧은 인터뷰였지만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이 느낌들을 청취자들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