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마을공동체 만들기 흐름은 이젠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서울시 곳곳에서 자치구별로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거의 모든 활동이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는 ‘성대골 마을’은 마을도서관, 마을학교, 절전소를 통해 ‘공동육아’, ‘에너지 절약’ 등을 실천하는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2014년까지 ‘에너지 자립 마을’ 관광 명소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미래가 기대되는 마을이기도 하다.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진 지역주민으로서 옥수수와팝콘 기자단이 마을공동체의 모범적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성대골 마을을 찾았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상도3.4동)은 성대시장을 따라 언덕빼기를 올라가면 ‘성대골 어린이도서관’, ‘성대골 마을학교’, ‘성대골 절전소’가 있다.

“성대골 마을의 어린이도서관, 마을학교, 절전소는 각 영역별로 재정, 운영진, 체계 등이 모두 다르다.”_성대골마을 김소영 관장

시소와그네 재능나눔 교육 이수자와 공동육아에 관심있는 자조모임 회원들이 성대골도서관 내에서 성대골마을 김소영 관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성대골 어린이도서관’은 주민센터 마을문고 이외에는 책을 빌려 볼 곳이 없었던 성대골에 주민 50여명의 기금과 모금, 단체 지원, 출판사와 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책들을 모아서 2010년 10월에 개관했으며, 도서관 운영도 주민들이 직접 나서 관장, 부관장, 총무, 도서관 운영위원, 도서관 지킴이 등 각자의 역할을 담당해 나가고 있다.

도서관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여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비회원도 도서대출만 할 수 없을 뿐 프로그램에는 참여할 수 있다.

‘공동육아.돌봄’에 대한 생각은 각각 달라,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

‘성대골 마을학교’는 2012년 4월 ‘성대골 어린이도서관’을 통해 모인 15명의 엄마들이 모여 40평 남짓한 공간에 방과 후 학교를 만들어 놀이며 먹거리 챙기기, 체험하기 등 마을교사로 활동하며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며 공동체 돌봄, 육아를 실천하고 있다.

마을학교 내부, 어린이도서관에서 1분 정도 떨어진 곳에 마련돼 있다.

또 마을학교는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매일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현재는 22가족이 모여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처음에 성대골 근처에 초등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하고 힘들게 멀리 학교를 다니는 것을 보고 초등학교 세우기를 추진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혔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마을학교이다.

공동육아에 대한 성대골 마을 어머니들의 생각은 어떤것이냐는 질문에 김소영 관장은 “ 공동육아에 대한 생각은 각각 다르다. 처음 공동육아를 시작하게된 동기는 같이 모여서 적은 돈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자투리 시간을 모아 함께 모여서 돌보고 놀면 소모적이지 않고 엄마들에게도 시간과 여유가 생긴다는 필요에 의해서 하게 되었다. 공동체 돌봄, 육아에 대한 가치나 신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 앞으로 아이들에게도 공동체 의식을 함양해 나가는 것이 과제며, 아이들에게 키워드는 배려로 이것을 구체화하고 완성도를 높여나가기 위한 의논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어른들이 먼저 실천하고 모범이 되어 뒤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또 성대골 마을은 아이와 엄마가 주 활동자였지만 아버지들의 참여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처음엔 엄마들의 일상의 일이려니 생각하며, 아이들을 맡기면서 훌륭하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분들이 주말장터나 저녁 회의 등에 같이 참여해 돕고 있다. 마을학교는 마을이 같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대골 마을은 마을의 재원.재능을 함께 나누고 개방 여건이 되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아이들도 함께 참여하는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에너지절전 50 가구, 10개 상가 참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문제.에너지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실천

목재를 태워서 난방을 하는 '화목난로'와 태양광을 모아서 공기를 데우는 햇빛온풍기 모습.

마을도서관 벽면에 50여 가구와 10개 상가가 참여해 절전운동을 벌이고 있는, 월별 전기 사용량이 그래프로 붙어 있는 ‘에너지 절전소’가 있다.

또 마을학교에서는 벽에는 발열페인트를 칠하고, 햇빛으로 데운 공기를 내뿜는 햇빛온풍기가 오른쪽 벽에 설치되어 있고, 화목난로를 설치해 실내온도를 관리한다. 조명은 LED조명으로 그 외 필요한 전기는 자전거 발전기로 만들어 사용하며 ‘에너지 자립마을’을 꿈꾸며 실천하고 있다.

김소영 관장은 “성대골 마을의 중심은 지속 가능한 미래, 다음세대를 위한 먹거리 에너지 등 환경문제와 에너지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실천”이라며 “도서관을 만들고 얼마 되지 않아 2011년 3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계기가 되어, 도서관 방향잡기에 노력하던 중 도서관의 정체성과 힘이 그 쪽으로 쏠리면서 환경문제와 에너지문제와 근원을 알아가면서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비결은 주인의식은 있지만, 주인은 없는 성대골마을

성대골 마을의 성장 비결은 ‘주인이 없다’라는 것이다. 주인의식은 있으나 주인은 없다. “만약 주인이 있다면 주인의식은 없어진다”고 말하는 김소영 관장은 성대골 주민들끼리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며 내가 주인이 아니고 마을이 주인이며 그 모든 것에 다양함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성공의 경험을 같이 나누는 것은 마을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라고도 했다.

성대골 마을의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다보니 주민들이 지쳐간다는 것과 성장한 엄마들이 아이들이 커가면서 필요성이 줄어들면 할 일이 줄게 되고, 성장한 만큼 사회로 돌아가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1세대가 잘 했다고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며 다음 세대와의 연결지점을 찾기 위해 주거문제(공동주택)를 논의 하고 있으며, 문제의식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내적. 외적 자극을 받아야 한다며, 한 발 앞서 필요에 맞는 강의와 정보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소영 관장은 “요즘 마을공동체나 돌봄공동체를 만들려는 주민들의 모임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마음 맞추고 통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끝까지 어려운 일이다. 끝까지 같이 한다는 생각으로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고, 재정 등의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기관 등을 자조모임이 스스로 찾아다니며 만들어야 한다. 문제점이 생기면 외부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하며 도울 사람을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