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 광고 ‘올레(olleh)’ 시리즈 중 성차별적 요소로 논란을 일으켰던 일부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T 광고 올레 시리즈는 'Wow'와 ‘Olleh'를 선명하게 대비시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광고 시리즈의 일부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등 다소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여성계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성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KT '올레' 광고 '금도끼와 선녀'편은 더이상 전파를 탈 수 없게 됐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이하 민우회)는 올레 광고 중 ‘금도끼와 선녀’편과 ‘백만장자와 섹시녀’편이 여성의 신체를 성적 유희거리로 전락시키고, 여성 혐오적 관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보고 지난 10일, 두 편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13일 KT 홍보실에서는 ‘광고 중단은 너무 과도한 거 아니냐’라는 시각 차이를 보이며 “앞으로 제작 시 의견을 반영하겠지만, 광고 중단은 불가하다”라고 요청 거부 의사를 단호히 밝혔다.

민우회 김영미 팀장은 “기업 광고 제작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여성주의 잣대를 강하게 들이대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레 광고의 경우 여성주의 시각에서 보기 이전에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결여돼 있는 광고라는 판단이 들었다. 더더군다나 국내 최대 규모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에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올레’ 같은 성차별적인 광고를 버젓이 내놓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봤다”라고 중단 요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17일, 민우회가 MBC ‘생방송 오늘아침’을 통해 광고 중단 운동을 할 것을 발표해 반향이 일자 사흘이 지난 20일, KT는 문제 광고 두 편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결국 KT는 문제제기 열흘 만에 광고 중단 요구를 수용했다. KT 같은 대기업에서 단번에 여성단체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영미 팀장은 “올레 광고 건의 경우는 성차별적 요소가 뚜렷해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었다. 민우회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이전에 네티즌들의 움직임도 활발했기 때문에 KT측에서도 부담을 느끼다가 MBC 방송 이후 강한 압박을 느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레광고는 논란의 중심에 서는 만큼 수용자로 하여금 호불호가 갈린다. 광고계에서 ‘신선하고 재미있다, 짧은 시간 안에 기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웃음까지 가미해서 기업이미지를 친근하게 만든다’ 등의 호평을 받기도 한다. 여성단체에 대한 반발심을 나타내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영미 팀장은 "표현의 자유도 좋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전제돼 있어야 한다"라면서 KT에 대해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과감히 단행한 광고 중단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