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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06/26 17:38:05  곽충근(관악주민연대 사무국장)
주거복지사업 인건비 환수, 서울시의 ‘갑질’을 고발합니다.

돈과 권력을 무기로 일방적 계약과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뜨겁다.

 

이른바 ‘갑의 횡포’다. 동등한 위치에서 계약을 맺는 쌍방을 지칭하는 ‘갑’과 ‘을’이 인격적 우열을 판가름하고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그런데 이런 갑의 횡포가 남양유업, 편의점 같은 민간사업영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에서 공모사업으로 실시한 ‘주거취약계층 주거복지 통합지원사업’(이하 ‘주거복지사업’)에서도 갑의 횡포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시 기금을 활용해 주거복지사업을 시행했다. 관악주민연대 등 8개 민간단체는 서울시의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12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0개월 남짓 주거복지사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서울시의 ‘갑질’은 2012년 11월 말부터 발생했다. 주거복지사업 중간평가를 이유로 현장을 방문한 담당 주무관은 주거복지상담사에 대한 인건비 지출을 문제삼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와 각 단체가 주거복지사업의 진행을 위해 체결한 약정서와 사업집행지침 상에 ‘상근직원에 대한 인건비 지출불가’항목이 근거가 되었다.

 

 

이에 8개 주거복지센터는 서울시 주택정책과에 ‘약정서와 함께 서울시가 승인한 사업계획서 상에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고, 예산계획 수립 시 담당 주무관이 제시한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책정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3년 3월 주거복지사업이 종료 된 후에 각 단체별로 700만원에서 1,700만원에 이르는 인건비 환수 결정을 통보하였다.

 

주거복지센터 상담사의 인건비를 환수하려는 서울시 행정처리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주거복지사업의 성격에 대한 서울시의 무지이다. 서울시가 인건비 환수조치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의 약정서와 지침, 그리고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조례의 ‘인건비지출 불가’ 항목이다. 그러나 2012년 서울시 예산편성에 따르면 주거복지사업은 ‘민간경상보조금(307-02)’으로, 비영리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은 ‘사회단체보조금(307-03)으로 편성되어 있다.

 

민간경상보조금으로 지원받은 다른 사업은 인건비가 책정되었음에도 유독 주거복지사업만을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의 틀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주거복지사업이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이라는 서울시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비영리민간단체가 아닌 단체를 사업수행자로 선정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둘째, ‘상근직원’에 대한 해석 등 행정의 비일관성이다. 2012년 4월 주거복지사업에 대한 서울시 설명회 자리에서 당시 주택정책과 주무관은 ‘상근직원’을 ‘주거복지사업과 별개로 법인이나 단체의 운영에 전념하는 직원’으로 설명했다. 이후 8개 단체는 사업실행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담당 주무관이 제시한 인건비 책정 기준에 근거해 주거복지상담사에 대한 인건비를 책정했다.

 

이와 같은 전임 주무관과 사업수행 민간단체 간의 협의과정을 무시한 채 새로운 주무관이 사업집행지침 뒤에 숨어 인건비 환수를 통보하는 것은 민관협력사업의 근간인 신의성실의 원칙을 저버리고 서울시 행정의 비일관성을 스스로 폭로하는 셈이다.

 

셋째, 유리한 지침의 선택적 적용이다. 서울시에서 배포한 주거복지사업 진행을 위한 집행지침에는 일용인부에 대한 단순인건비 외에 상근직원에 대한 인건비 지출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실행계획에 따라 사업본연의 목적에 필요한 경우 승인된 범위 내에서 사용가능’이라는 예외조항 또한 두고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한다면 주거복지사업은 각 단체에서 제출한 사업실행계획서(인건비가 책정된 예산서 포함)를 서울시가 승인하고 약정한 후 그에 의거하여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침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서울시는 같은 지침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항목만을 취사선택해 인건비 환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주거복지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임에도 사업이 시작된 2012년 6월 이후 2013년 현재까지 사업담당 주무관만 4명이 바뀌었다. 직원변동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으나 직원의 변동에도 담당 사업의 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거복지사업은 민관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시작되었으나 현재에 이르러 민에 책임을 전가하는 ‘갑’의 추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인건비 환수를 통보받은 6월 이후 8개 민간단체는 서울시장 관사와 시청앞에서 서울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침의 뒤에 숨어 민간단체의 목을 조르고 있는 서울시 주택정책과의 행태에 대해 서울시 행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서울시장의 현명한 대책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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