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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05/31 11:54:53  채진원(경희대학교 정치학)
[기고]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 어떻게 선출해야 하나?

1. 조금은 걱정되는 지방선거

천안함의 침몰속에서 안보이슈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생활이슈와 생활정치도 침몰당하는 것은 아닐까? 지방선거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머지않아 지방 살림살이를 꾸려 갈 우리 일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오는 6월 2일에는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의 꽃으로, 국민과 지역주민의 대표자를 뽑는 일이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가 아닌 그야말로 지방선거이다. 따라서 그동안 지적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풀뿌리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보완해야 하고, 그러한 차원에서 중앙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중앙정치에 대한 이슈보다는 지역과 지방도시에 대한 이슈를 제시하고 살림살이를 꾸려 갈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각별하다.

 

그러면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인가? 물론 유권자들은 현명하게 저마다 좋은 후보에 대한 판단기준을 갖고 있고 좋은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노파심에서 유권자 앞에 조금은 어렵고 난감한 문제가 놓여 있다는 것을 먼저 환기시킬 필요는 있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는 광역단체장(특별시장, 시․ 도지사),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광역의원(시․도의원), 기초의원(시․군․구의원), 여기에 광역비례대표의원, 기초비례대표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뽑아야 할 대표자가 무려 8명씩이나 되고 더구나 중앙정치권이 각 당 후보자를 공천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지역유권자들이 과연 각 당 후보자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거나 선거공약을 자기 나름대로 비교하여 좋은 후보를 선택할 수 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든다. 왜냐하면 지난 2006년 제4기 5·31 지방선거에서 1인6표를 행사할 때도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꼼꼼하게 비교하기 보다는 조금은 쉬운(?) 방식으로 정당의 순번을 보고 지름길로 삼아 일괄적으로 줄투표 또는 일관투표(straight-ticket voting)를 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관투표는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수십 명이나 되는 후보들 중에 누구를 뽑을 것인지, 좋은 후보가 누구인지, 서민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복잡한 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유권자들이 뽑아야 하는 후보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도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 선거에 참여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후보자를 뽑는 문제가 여러 측면에서 후보자들에게 정신적·경제적 피로감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크게 저하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2. 시민사회진영의 ‘좋은 후보’ 기준 제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느끼는 좋은 후보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시민사회진영이 나선 것은 아주 시의적절한 대응이라 평가된다. 지난 10일 시민단체인 ‘희망과 대안’(공동운영위원장 백승헌 등)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좋은 후보’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줄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토론회에서 ‘풀뿌리 좋은 정치 네트워크’의 하승수 변호사는 발제를 통해 “좋은 후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후보자들한테 일정한 내용의 서약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의원 서약서’를 작성해 제시했다.

 

그는 서약서에 △수시로 의회보고회(또는 간담회)를 열어 시민과 의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의원에게 제공되는 모든 정보를 인터넷 등을 통해 주민들과 공유하며 △예산편성·결산심의 때는 시민사회단체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참여기본조례 등 주민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각종 조례를 입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등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민문정 고양무지개연대 기획팀장은 △도덕성(성실 납세·병역의무 이행 등) △민주주의 기여도 및 개혁성(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사회 개혁을 위한 공약 존재 여부) △직무수행 능력(참신한 정책 및 비전제시 능력) 등의 지표를 정해 평가하는 배점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 검증표를 이용해 1차 서면 검증을 한 뒤, 언론기관 등 외부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등으로 2차 검증을 해 좋은 후보를 선정하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솔직히 선거에서 깨끗하고 투명한 사람 그리고 소통 잘하고 신뢰가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쉽지 않은 문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여러 모로 홍보도 해주고, 정보도 주겠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전과기록이든지 경력사항, 공약 등 후보들의 자질을 어느 정도 비교하는 여유와 관심을 갖는 것이 관건이다. 지방선거가 정당과 정치인 그들만의 잔치라고 치부하기엔 선거 이후 우리가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 지금부터 마음의 문을 열고 후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자. 반드시 마음에 드는 좋은 후보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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